일분 법문
늦 팔자
맹물훈장
2008. 3. 20. 21:13
누구나 살아 오면서 사주 팔자라는 것을 궁금하여 한 두번쯤은 보았으리라 믿는다. 내 성급한 친구는 새해를 맞이 하기도 전 동지(冬至)만 지나면 토정 비결을 미리 보고 내년에는 언제쯤 귀인(貴人)이 오고 언제쯤 복(福)이 굴러 들어 온다고 그 때가 오기 만을 기다리며 좋아 한다. 그는 딸 둘, 아들 하나인데 큰 딸은 마음이 곱고 효심이 지극하여 친정을 자주오며 올 때 마다 빈 손으로 오지 않고 꼭 뭐든지 사오며 용돈도 자주 주고 이틀에 한 번씩은 안부 전화를 하는데, 둘째 딸은 자기가 필요할 때 만 전화하고 그냥 인사치례로만 몇달에 한 번씩 친정을 다녀간가고 한다. 아들녀석은 서른이 넘었는데 결혼도 안하고 자기가 벌어 자기가 쓰기도 모자라 가끔 아버지 몰래 엄마에게 용돈을 빌려가니 큰 딸이 준 용돈을 아들에게 내어주곤 한다. 또 어떤 친구는 아들이 결혼을 했는데 손자 둘 낳고 며느리가 집을 나가고 아들은 돈 번다고 직장따라 혼자 멀리 가 있으니 회갑이 훨씬 넘은 나이에 어린 손자를 맏아 유치원 보내고 초등학교 학부모 노릇을 해야 하니 얼굴엔 근심이 떠날 날이 없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자비(慈悲)라 자녀가 기쁘면 내일처럼 기쁘고(慈) 자녀가 괴롭고 슬프면 내일 처럼 슬퍼하는 비(悲)가 있으니 지식이 잘 되면 기쁨이 많고 자식이 불행하면 슬픔이 늘어난다. 그래서 늦 팔자는 자식농사 잘 짓고 못 짓는데 달려있다. 석가와 예수같은 성인(聖人)도 마찬가지다. 삼계(三界)에 도사(道師)이고 사생(四生)에 자부(子父)이신 석가나 하나님의 독생자(후계자)이신 예수도 제자 교육 잘 시키고 못 시키는데 따라 팔자가 달라지고있다. 성인의 가르침을 받아 깨우처 내 인생이 바른길을 가게되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중생의 기도소리와, 그저 자기 잘못은 돌아보지도 않고 천원짜리 한장 내어놓고 몇천만원 짜리 복을 달라고 구걸하고 애걸하고 때쓰는 성도들이 있으니 2천년이 지난 성인들의 늦팔자가 안스럽게 생각된다. 종교도 부모를 생각하는 자녀의 마음으로 내가 지금 효를 하고있는가? 불효를 하고있는가? 내 기도를 교주는 어떻게 받아 들일지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맹물(성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