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 법문

밝히려 하지 말라

맹물훈장 2008. 11. 16. 04:18
불심이 깊은 아가씨가 어쩌다 임신을 하고 말았다. 
그것을 알게 된 완고한 아버지가 화가 치밀어 죽여 버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애의 아비가 누구냐고 딸애를 족치자 당황한 딸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덕망이 높아 만인의 존경을 받는 젊은 스님의 이름을 댔다. 
아버지는 딸애의 말을 곧이듣고 그 스님을 찾아가 
마구 다그치며 각가지 욕설과 악담을 퍼 붓자, 
그 말을 다 듣고 난 후에 스님은 "아! 그래요?"라고 한마디만 했다.
 몇 달이 지난 후 아기가 태어나자 아버지는 
아기를 안고 스님을 찾아가 "당신 자식이니 당신이 키우시오!" 하며 건너 주니 
스님은 "아! 그래요? "하고는 아기를 받아 매일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며 키우니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동네방네 퍼져 
스님을 존경하던 사람들이 모두가 욕을 하며 돌아섰다. 
몇 달이 지난 후 아기 엄마는 
그동안 자신의 거짓말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아버지! 내가 친 아비인 총각을 말하면 아버지가 그냥두지 않을 것 같아 
스님의 아이라고 거짓말을 했으니 용서해주세요"라고 털어 놓았다. 
아버지는 스님을 찾아가 무릎 꿇고 엎드려 빌며 
"스님 그동안 제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아기를 주십시오."라고 말하니 
"아! 그래요?"하며 아기를 돌려주었다. 
소문은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그 스님은 
더욱 덕망이 높은 선사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맹물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