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 법문
대기설법(對機說法)
맹물훈장
2010. 7. 28. 13:12

지난 7월 8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조계종 스님 5.000명과 함께 4 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생명 평화선언을 오후에 하려고 준비하는데, 그날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스님이 오전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은 종교 갈등 사안이 아니다.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친화경 개발의 중지를 모으자"고 촉구했다. 불국사 주지인 성타스님도 4대강 사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불교 연대에서는" 영담스님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데 오늘날 종교가 정치에 너무 깊숙이 파고 드는 것 같아 보는 이의 마음이 편치 않다. 과거에 군이 정치에 개입하여 정권을 잡은 게 군사정권이라면 미래에 어떤 종교가 정권을 장약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석존 당시에 어느 여인이 찾자와 서 자기 남편에 대한 하소연을 하였다. "우리 남편은 술을 좋아하는데 술을 안마시면 일도 하지 않고 불평하고 성내고 하여 가정이 불안한데, 술을 마시는 날은 웃고 일도 잘 하고 아이들에게도 너그럽고 자상한 아버지가 됩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오계(五戒)를 주시며 술 마시지 말라 하셨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석존께서는 "그럼 너희 남편은 술 마시는걸 계율로 삼아라"하셨다. 계율(法)의 의미(意味)는 모든 중생이 함께 행복하기 위함이 아닌가? 부처님께서는 병(病)에 따라 약(藥)을 주는 것과 같이 듣는 이의 근기에 맞게 대기설법(對機說法)을 하셨다. 농촌에 가면 농촌의 환경에 맞게, 어촌에 가면 어촌에 맞게, 그리고 어리석은 사람들이 모인곳과 지혜로운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각각 거기에 맞는 시대와, 풍습과, 환경에 따라 각각 맞는 법을 설하셨다. 지금 우리나라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오신다면 4대강 사업을 반대할까? 찬성할까? 가뭄이 심하여 농업용수와 식수가 부족한 경상북도에서는 보를 막는 것은 시급한 생사문제라고 도지사와 도민들이 합심하여 공사를 진행하는데 연일 종교계에서는 4대강 사업 반대 성명과 규탄 대회를 열고 있으니..... 무조건 반대하거나 무조건 찬성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꼭 해야만 할 곳이 있고, 어떤 곳은 안 해도 될 곳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불교 연대나 기독교 연대의 이름으로 때를 지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홍보나 선동을 하는 것은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함 보다는 그 내면에 잠재해 있는 또 다른 힘을 과시하기 위한 <권력에의 의지(意志)>가 아닌가? -----맹물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