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 법문

뒤에 있는 사람

맹물훈장 2012. 2. 6. 06:02
불교 공부를 많이 하신 불자님이 제(祭)를 지내려고 노스님이 계시는 작은 암자를 찾아 갔다. 
그런대 마침 스님이 편찮으셔서 직접 제를 올릴 수 없다고 하신다.
불자는 미리 제물을 다 준비해 먼 길을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어
젊은 시자스님에게 부탁하여 제를 올리기로 했다.
젊은 스님이 제물을 차려놓고 목탁을 치며 경을 외우는데, 그 뒤에 불자 부부가 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불경 소리가 차츰 적어지며 좀 낮 설서른 것 같아 자세히 들어보니
"뒤에 있는 분 뜻대로 되게 하여 주옵소서!"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는게 아닌가!" 
불자는 화가 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중에게 제를 맡긴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 시자가 너무 티 없이 진실해 보였다.
어린 스님이 뜻도 잘 모르는 불경을 무조건 외우는 것 보다는  제를 준비해 올리는
본인의 뜻을 헤아리는 나름대로의 염불이 마음에 들었다.
제가 끝난 후 불자는 노스님을 뵙고 참으로 진실한 젊은 스님이 제를 잘 올려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 왔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제를 지내면 그 공덕의 30%가 직접 대상인 영혼에게 가고 70%는 
제를 지내는 본인에게 돌아온다고 한다.
제를 지낸다는 것은 자신의 염원을 나타내는 것이니 제물 보다는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사찰에서는 육법공양이라고 초와 향, 꽃과 차, 과일과 공양미로 형편에 맞게 
얼마든지 간소한 제를 올려도 된다.
제물에 눈이 어두운 영혼은 하나도 없으니까.
--------맹물(성담)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