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 법문

무엇이 순수한 영혼인가

맹물훈장 2012. 5. 6. 04:55
학승이 조주스님께 물었다. "무엇이 인체(人體)의 진실(眞實)입니까?"
조주스님이 말했다. "춘,하,추,동(春夏秋冬)이야.
인체(人體)그 자체(自體)는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다.
태어날 때는 봄이고, 성장기는 여름이고, 중년기는 가을이고, 노년기는 겨울과 같다.
계절이 어김없이 다가오듯 인생 또한 어김없이 질병, 늙음, 죽음이 닥아온다.
사람은 누구든지 죽는다. 죽으면 원래 없는 곳으로 되돌아간다.
죽은 뒤에도 '나'는 없다. 나는 원래(原來) 없는 것이다.
이 몸은 지, 수, 화, 풍 사대가 인연(人緣)따라 만들어진 임시적 존재(假有)이다.
순수한 영혼(靈魂)이 이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 잠시 빌려입은 영혼의 옷이다.
시간이 되면 옷을 벗고 떠난다.
순수한 영혼이란 무엇인가? 부처가 잠자고 있는 영혼이다. 우주의 근원이다.
부처의 심성(心性)이 있어서 순수하다고 말한다. 어찌해서 부처가 잠자게 되었는가?
만물은 부처의 분신이다. 만물은 깨어날 필요 없는 물건이다.
그러나 중생(衆生)은 영혼이 있어 스스로 깨어 날 수 있다.
만물은 깨어나야 자기를 안다. 중생은 잠에서 깨어나 자기를 알 수 있다.
이 허망한 육신이 재물을 얻고 명애를 얻는 것이 무슨 의미(意味)가 있겠는가?
큰 스님 법문에 이 몸은 제분기(製糞機)라 했다. 순수하게 이 몸이 하는 일은
평생 똥을 만들어내는 일 뿐이라는 말이니 참 뜻 깊은 말이다.
그 제분기에 명품을 걸쳐놓고 근사한 모자를 씌운다고 냄새가 안 나겠는가?
온갖 격식을 갖춘다고 고귀해질 것인가?
모두 헛된 만족이고 자기 도취이다. 진실이, 잠자는 영혼이 추구하는 세계는 헛된 세계이다.
욕망의 세계는 추구하는 만큼 고통이 따른다. 이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중생의 잠에서 깨어나면 즉시 붓다의 세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글은 석우스님이 조주록 선해를 한 "무엇이 순수한 영혼인가?"의 일 부분이다.)
------맹물(성담)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