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죄(五逆罪)

석존 당시 마가다국 빔비사라왕은 자비로운 마음으로 백성을 다스렸다. 하루는 왕이 부처님을 찾아뵈려 출타를 한 사이 아자타 왕자가 혼자 텅 빈 감옥을 둘러보다가 사슬에 묶여있는 죄인을 보았다. 죄인은 혀가 잘려 말을 못하고 글로써 왕자에게 사연을 호소하였는데 왕자는 큰 충격을 받고 격분했다. 죄인은 20년 전 빔비사라왕의 대신이었다. 그 때 왕은 늦은 나이인데도 왕자가 없어 유명한 예언자에게 그 원인을 물으니 지금 령산(靈山)에서 수행하는 덕 높으신 스님(修道人)이 3 년 후에 죽으면 왕자로 태어 날 것이라 했다. 왕은 3년을 기다리지 못하고 대신을 시켜 스님을 죽이라 했고, 그 소문이 날까봐 대신의 혀를 잘라 감옥에 가두었다고 한다. 그 후 왕은 바로 아자타 왕자를 낳아 금지옥엽으로 키우면서 자신의 죄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왕자는 자신의 전생과 출생에 대한 사실을 알고 즉시 반란을 일으켜 아버지인 왕을 감옥에 가두고 위재희 왕비 이외에는 아무도 면회를 못하게 하며 금식 령을 내렸다.
왕은 영문도 모르고 감옥에 갇혀 내가 어떻게 키운 왕자인데
나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분노했으나 어쩔 수 없자,
왕비에게 이 사실을 부처님께 알리고 원인을 알아보라고 부탁했다.
부처님께서는 왕비에게 20년 전 왕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 자세히 말씀해 주시며, 이생에서 지은 죄의 대가를
이생에서 받는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하라고 일렀다.
이생에서 갚지 못하고 저승에 가면 다음 생(生)에는 하등(下等) 동물로
태어날 수밖에 없다고 알려주었다.
왕비는 꿀과 쌀가루를 몸에 바르고 면회를 다니며 부처님 말씀을 전하자
분노하며 괴로워하던 왕은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지금은 고통은 내가 지은 죄의 대가이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편하게 받아드렸다.
그리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고 내생(來生)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감옥에서 생을 마쳤다고 한다. 지금도 인도 관광을 가면 빔비사라왕의 감옥을 관광지로 개발하여 볼 수 있다고 한다. 불가에서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하고 무간지옥으로 떨어지는 오역죄가 있다. 그 첫 번째가 아버지를 살해하는 죄, 두 번째가 어머니를 살해하는 죄, 세 번째가 아라한(수행 도인)을 죽이는 일, 네 번째는 화합 승단을 파괴하는 일 다섯 번째가 부처님(깨달은 성자)의 몸에 피를 나게 해(害)하는 것이라 한다. 평범한 중생들도 무엇이 용서 받지 못할 가장 무서운 죄인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맹물/성담 유해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