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취
지난해의 이야기이다.
우물쭈물 하다 보니 어느새 고희(古稀)를 맞이하게 되었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세월은 너무나 평등하기에 가만히 있어도
매년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한 살씩 얹저주니 말이다.
젊은 시절에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에 해답을 찾으려고 이곳 저곳 기웃 거리다가
종교의 문으로 들어가 보았다.
기독교의 각종 종파을 돌아다니며 15년의 세월을 보냈어도 내게는
신(神)에 대한 회의(懷疑)가 사라지지 않아 방황했다.
중년이 되어서는 서예와 고서(古書)를 탐독하며 신부님과 인연(因緣)이 있어
카토릭에 입문하여 교리를 배우고 영세를 받아
8년간 다녀 보았으나 역시 내 영혼을 믿고 몽땅 맡기기에는 석연치 않았다.
누가 말했던가, 해답을 모르면 반대이론을 파 보라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그래서 엉뚱하게 신(神)은 죽었다는'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을 3년간 파 보았다.
그 때 신(神)에대한 개념(槪念)을 정립하고 삶에 보람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탐독한 책들 중에는 스님들이 쓰신 책들이 많은 비중을 찾이하다 보니
마음은 자연히 불교(佛敎)를 접하여 요즘은 흔하지만 그 시절
불교대학을 4곳(8년)을 다니고 '법사 고시'를 보고 '법위 품수'를 받았다.
2004년에 햇병아리 법사가 되어보니 어디 마당히 설 곳이 없었다.
생각다 못해 인터넷 법문을 10년간 하겠다고 서원을 세워 일 주일에 한 번씩
'일분 법문'을 써서 인터넷 카페 이곳저곳에 올리기를 10년하여
지난해 2014년 4월에 회향했다.
그 때, 마침 내 나이가 칠순이라 '고희 기념 출판'을 생각하고, 그동안 쓴 일분 법문
500여편 중에서 130편을 고르고 다듬어 <아름다운 도취>라는 법문집을 출판했다.
그리고 그 동안 틈틈이 쓰고, 깍고, 다듬고, 새긴, 서각 50여점으로
2014년 11월 제천 서울 관광호텔에서 <고희 출판기념 및 서각 전시회>를 열고
가족과 친족 그리고 평소 존경하는 지인들을 초대했다.
불제자(佛弟子)는 가진것 만큼 나누고 아는것 만큼 전하는 것을 생활화 하여야 하기에
요즘도 열심히 일분 법문을 쓰고 다듬어 카페에 올리는 것을 즐거운 일과로 생각한다.
평소에 하심(下心)하는게 수행인데 이 글을 쓰고 보니 내 자랑 같아,
쑥스럽고 미안한 생각이 들으니 나는 아직도 어리석음을 면치 못했나 보다.
2015년 7월 2일
---- 맹물/ 유 해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