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취(詩)

오고 간 적 없으니

맹물훈장 2022. 9. 5. 10:55

(石佛)

오고 간 적 없으니

 

                                          맹물 / 유해천

 

여래(如來)는 온 바도 없고

간 적도 없으니

한마디 말도 한 적이 없다는데

나는 무엇을 찾고 있나?

 

존재(存在)의 의미(意味)를 파고들던

심연(心淵)의 밤에

연기(緣起)의 법칙을 쫓아

융해(融解)와 기화(氣化)의 법계(法界)위를 날으며

 

내 마음속에 얼어 있는

그 맑고 투명한 불성(佛性)을 보았다.

그를 녹여 물 같아 쓰자

중생(衆生)을 위해.

 

그리고 때가 되어

승화(昇化)의 날이 오면

홀로 미소지으며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