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서는 순장(殉葬)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순장은 사람이 죽어 묻힐 때 그 사람이 평소 소중히 여긴 것들을 함께 묻어주면 저승에 가서도 그것을 사용 한다는 믿음에서 이었다. 그런데 순장은 쓰던 물건뿐만 아니라 때로는 노비와 첩들도 함께 묻는다고 한다. 중국 진나라에 '위무부'라는 귀족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 20명이 넘는 젊은 첩(妾)을 두었다. 그는 평소에 '과'라는 아들에게 내가 죽으면 네 젊은 어머니들의 청춘이 불쌍하니 좋은 자리를 보아 시집보내라 하였다. 위무부가 늙고 병들어 죽음을 앞에 두고는 욕심이 생겼다. 그는 아들을 불러 저승에 나 혼자 가기 싫으니 첩들과 함께 순장을 지내 달라고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 아들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버지를 그냥 장사지내고 젊은 어머니들을 모두 다 좋은 곳으로 시집보냈다. 이웃에서는 부모님의 유언을 따르지 않은 불효자식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였으나 아버지가 평소 정신이 맑을 때 시집보내라 하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정신이 없을 때 하신 유언은 따를 수 없다고 했다. 몇 해가 지나 후 장수가 된 아들이 적군과 싸우려는데 머리가 하얀 노인이 풀밭에서 열심히 풀섭을 끌어 모아 붙잡아 매고 있었다. 싸움이 시작 되었는데 달려오던 적군 장수의 말이 풀섭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아군은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그날 밤 장군이 꿈속에서 머리가 하얀 그 노인을 만났는데 누구냐고 물으니 전에 장군이 순장을 하지 않고 살려 시집 보낸 여인의 아버지라고 하신다. 그는 딸을 살려준 은혜를 갚으려고 풀을 매어 장군을 도왔다고 한다. 우리가 행하는 선업은 없어지는 게 아니고 어딘가에 저축되어 있다가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이승에서 나타나지 않으면 저승에서라도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니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더 많은 이지를 포함하여 반드시 돌아오는 것을 업인과보(業因果報)라 한다. 그러니 행복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선업을 많이 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