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창조신(創造神)인 하나님이 있어, 해와 달과 별과 모든 만물(萬物)을 다 만들었고,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 위대한 신(하나님)의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을
신본주의(神本主義) 라 한다. 신본주의 사람들은 하나님은 인격적(人格的)인 신(神)이기에,
우리들의 기도를 다 듣고 해결 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2011년 3월11일에 일본에서 발생한 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약 4만명의 희생자를 냈고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로 방사능 유출이 되어 전 일본인들이 긴장하고 있었으니
안타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같은 대 재앙을 조용기 목사님은 "하나님의 경고"라고 해석했다.
종교적 자유가 절대적으로 보장된 일본에서는 집집마다 신전(神殿)을 모셔놓고
각가지 신(神)들을 숭배하고 있으니, 하나님 외에 다른신을 인정하지 않는 목사의 안목으로 보면
하나님의 진노라고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없지만, 일본인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가?
현대 과학자들은 일본 지진과 쓰나미의 원인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의 이동 움직임에 의해 일어난 현상이라 한다.
불교의 논리로 해석하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신(神)의 뜻이 아니라,
자연적(自然的) 연기법(緣起法)이며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인데, 다만 인간들이
미혹(未惑)하여 그 원리를 몰랐기 때문에 미리 대처하지 못하여 재앙이 커졌다고 본다.
일본 이시하라 도쿄지사가 기자들에게 "이건 천벌이라 생각한다.
이번 쓰나미를 잘 이용해 탐욕을 한 번 씻어 낼 필요가 있다. 피해자들이 불쌍하다."고 했는데
비난이 쏟아지자 그 다음 날 사과 성명을 냈다.
그때 우리나라 청와대에서는 국민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갖자고 하였고
곳곳에서는 일본을 돕자고 성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불교(佛敎)도 신(神)을 인정은 한다.
그러나 외래(外來) 종교처럼 유일신(創造神)만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물에는 물의 신(神)이 있고, 나무에는 나무 신(神)이 있고 , 불에는 불의 신(神)이 있다고 하는데,
불교에서 말하는 신(神)의 뜻은 그 존재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造形的) 특성(特性=氣)을 뜻한다.
그러므로 동물이나 곤충이나 식물과 무생물에게도 그 나름대로의 신(精神=氣)를 인정하며
그 신(神)들은 자기 영역에서 순리(順理)에 따라 움직인다고 본다.
이 지구에는 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도 부드로운 대지와,
따듯한 햇볕과, 맑은 물을 자유롭게 공유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인간이 탄생하기 이전에 그들이 먼저 존재했으니 본래 주인이 아닐가?
본래의 창조신이 있다면 무위자연(無爲自然))과 같이 그 무엇을 사랑하고 미워함이 없을 진데,
욕심많은 인간들이 궂이 인격(人格)을 부여하고 격상(格上)시켜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고
다스리라고 체면술을 걸고 유도(誘導)한 게 아닌가?
모든 생명체는 자기의 생명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니
살생을 하지 말고 자비를 베풀라는 불교의 기본 계율을 보면,
불교는 중생본주의(衆生本主義)라 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