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산(德崇山) 동편 산정(山頂)에 한 칸의 뙤집을 짓고,
전월사(轉月舍)라 이름 짓고 마음의 둥근 달을 굴리며
여생(餘生)을 보내던 만공(滿空)스님이 마지막 말씀을 남기셨다.
"내가 덕숭산에 와서 40년동안 많은 납자들이 나를 만났지만
내 얼굴만 보고 갔을 뿐이다.
나의 진면목(眞面目)은 못 보고 갔으니 곧 자기 본래면목(本來面目)을 알지 못하고
헛되이 돌아다니는 정신병자들뿐 이었다.
그러니 이 세상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너희가 육체에 의존하지 아니한 영원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 만공스님은 목욕단좌(沐浴單坐)한 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자네와 내가 이제는 이별할 인연(因緣)이 다 되었네, 그려" 하고
껄껄 웃고 나서 홀연히 입적(入寂)하셨다.
스님의 세수는 75세 법랍은 62세에....
본래(本來)의 나(我)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다.
그런 진아(眞我)가 이 몸뚱이에 들어와 눈과 귀와 혀를 통해
세상을 보고, 듣고, 맛보며 말하고 손발을 움직여 뜻을 표현한다.
이 몸뚱이(身)는 무정물(無情物)이라 내 소유(所有)가 아니고
내 관리물(管理物)이다. 잘 관리하여 쓰다가 고장이 나서 못 쓰게 되면
버리고 새 탈(脫)을 받아쓰게 된다.
이 도리(道理)를 알아야 생사(生死)를 자유롭게 벗어나는 영원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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