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때 강주땅에 행정 책임자 자사(刺史)벼슬을 한
"이발"이라는 사람은, 불심(佛心)이 돈독하고 만권의 책을 읽었다 하여
'만권거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 당시로서는 책이 귀했는데 많은 책을 탐독 했으며
수행(修行) 역시 게을리 하지 않아 박학다식한 백과사전과 같은
존재였는데, 그래도 모르는 것은 '마조 도일'의 제자인
"귀종지상" 선사를 찾아뵙고 법을 물었다.
하루는 그자가 경전에 나오는 "수미입개자(須彌入芥子)"라는 문구를 보고
해석을 하니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는다."라는 뜻인데 이해가
안된다고 가르침을 받으려 왔다.
경전 "법성게"에는 일미진중 함시방(一微塵中 含十方)이라고
한 티끌이 시방 세계를 포함하고 있다는 뜻인데, 요즘 같으면
한 개의 세포를 통하여 그 사람의 모든 유전자 정보를 읽어낼 수 있으니
이해가 쉬운데, 그 당시는 만권의 책을 읽었어도 난해한 구절이었나 보다.
그러자 ‘귀종선사’가 물었다.
"사람들은 그대가 책 만권의 내용을 소화 시켰다고 하는데 사실이요?"
"네 그렇습니다." 속으로는 으쓱하면서 <저도 한 문장 합니다.>라는
눈치였다.
"그럼 '자사'는 정수리부터 발끝 까지 6자 정도인데 그 만권(萬券)
책의 지식이 모두 어디로 들어갔습니까?"
이 말을 듣고 만권거사는 즉시 깨달았다고 한다.
------성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