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주일에 한 두번씩 운동을 하려 가면 장로님과 함께 테니스를 치고 쉬는 시간에 가끔씩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법사님 기독교에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이 있는데 참 좋은 말씀이지요?"하신다. "그러네요. 말씀대로 행하면 원수가 다 없어질까요? ^^ 불교(佛敎)에서는 원수라는 말 자체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보면 다 무(無)에서 생(生)하는 것이니까, 근본(根本)은 하나 라는 불이(不二)사상 입니다." 이 세상에 본래(本來) 나쁜 것이란 없는 것인데 내가 만들어서 나쁜 것이 있고, 이 세상에 적(敵)은 없는 것인데 내가 만들어 적(敵)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어리석어 욕망(慾望)을 일으키고 그것을 애착(愛着) 하다 보니 적(敵)을 만들고, 적(敵)이 생기니 싸우고, 괴로워하고 불행(不幸)한 것이다. 기독교의 사랑이란 말도 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불교의 자비(慈悲)란 말은 기독교의 사랑을 포용하고 그 사랑을 초월(超越)한 존재(存在)의 입장에서 고통과 기쁨을 함께 하겠다는 그 무엇이다. 사랑은 유정물(有情物)에 국한되어 있는 느낌이지만 자비(慈悲)는 유정물(有情物)은 물론 무정물(無情物)에 까지 그들의 고통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다. -----맹물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