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일분 법문

의도(意圖)한 봐가 없으니

맹물훈장 2011. 12. 1. 20:32
'황벽' 선사의 제자 '주목' 선사는 집신을 삼아 저자거리에 내다 팔며 생활하였으나 
그에 덕망이 높아 학인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가르침을 청하였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찾아와 물었다. "무엇이 선사의 길입니까?."
이에 선사가 대답했다. "배 곱으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다"
"그건 누구나 하는 일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다, 그대는 밥을 먹을 때 먹기만 하지 않고, 맛과, 향과, 영양가를 생각하고
맛이 좋으니 나쁘니, 몸에 이로우니 해로우니 분별하지 않는가?
잠잘 때도 잠만 자지 않고 과거의 일과 미래의 일을 생각하며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자만과, 오기와, 분노로, 잠을 설치지 않는가? 나는 먹을 때 먹기만 하고 잠잘 때는 잠만 잔다."
또 다른 학인이 찾아와 "수행의 방편(方便)을 하나만 일러 주십시오." 했다.
"내가 방편을 말해도 그대는 이해하지 못하고 수행(修行) 하지도 않을 것 같네.
그대 마음이 시끄러운데 어떻게 수행이 되겠는가? 그러나 꼭 수행을 하고 싶거든
이곳에서 일 주일만 나를 지켜 보게나."
학인은 7일을 따라 다니며 그냥 지켜봤으나 평범한 사람과 별로 다른 점을 찾지 못했다.
"제가 처음 왔을 때와 다른 것은 없습니다. 무엇을 지켜보라는 말씀입니까?"
"그대는 지켜보지 않았구나! 내가 걷고, 일하고, 차 마시는걸 보았는가?
나는 다만 걷고, 일하고, 차를 마실 뿐, 거기에 내가 없음을 알아차리지 못하였구나!."
우리는 환경에 매어 노예가 되고, 시간에 쫓겨 노예가 되고, 대상에 홀려 나를 잃기가 쉽다.
선사의 길은 단순하다. 순수한 행위만이 있을 뿐, 그 행위는 의도하는 봐가 없으니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자유를 알아야 한다.
마음이 흔들릴 때 마다 그 마음의 흐름과 근원을 깨달아 아상(我相)을 비우고 집착에서 벗어나
마음의 중심을 잡는다면 그게 바로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수처작주(修處作主)의
자기 주도적 삶이요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로 가는 지름길이다.
--------맹물(성담)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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