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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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과 자갈

맹물훈장 2015. 10. 13. 06:27

극한 가뭄으로 흉년이 거듭된 어느 해 보릿고개를 당해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욕심 많은 부잣집 창고에는 해묵은 벼 가마가 가득 쌓여있다. 가난한 농민들이 한 가마니씩만 빌려주면 가을에 추수하여 이자까지 처서 갚아드리겠다고 해도 들은 척을 하지 않아 멀리까지 원성이 자자하다. 하루는 만암(曼庵) 스님이 소달구지를 빌려 개울가에서 가마니에 자갈을 몇 가마니 실고 그 부잣집을 찾아 갔다. 만암은 그 부잣집 주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내가 싣고 온 이 가마니들을 맡길 테니 그 대신 벼 몇 가마니만 빌려 주시오, 이자까지 붙여서 일 년 후에 갚으러 오리다.” “아니, 스님이 싣고 온 이 가마니 안에 뭐가 들어있습니까?” 만암은 시치미를 뚝 떼고 “예, 이 가마니 안에는 자갈이 들어 있습니다.” “뭐요? 자갈이라니? 아니 그럼 이 자갈을 창고에 잡아놓고 귀중한 벼를 빌려 달라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벼나 자갈이나 창고 안에 쌓아 두기만 할 바에야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 자갈은 사람이 배고플 때 삶아 먹을 수 없으니 사람을 살릴 수 없고 ,창고 속에 쌓인 벼는 삶아 먹을 수 있어 배고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으니 그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만암의 대답을 듣고 부자는 할 말을 잃고 잠시 생각했다. 곡식을 창고에 쌓아 두기만 한데서야 자갈을 쌓아 놓은 것과 다름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원성만 높아가고 그들의 미움만 사게 됨을 깨닫고 곡간 문을 열어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만암 스님은 1876년 전북 고창에서 여산 송씨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법명(法名)은 종헌(宗憲) 법호(法號)는 만암(曼庵), 중앙불교 전문학교(동국대학)를

설립하고 종단정화를 하였으며 세수 81세 법랍 71세로 백양사에서 좌탈(坐脫)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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