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에 "함께하되 물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명애와 권력, 이익과 욕망에 물들지 않아야 군자(君者)라 할 수 있다, 선행(善行)을 하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지 말라, 다만 물들지 않도록 조심하면 된다. 선사(禪師)께서는, "부처란, 물들지 않은 본래(本來)의 본성(本性) 그대로를 말한다."고 하신다. 존재(存在)하는 모든 것은 오염되지 않으면 다 부처이다. 삐쭉 삐쭉 솟은 산은 그대로 진리(眞理)요, 오가는 구름은 인연(因然)이요, 만물(萬物)은 생명(生命)이니, 우주 자연의 법계(法界)가 그대로 부처와 같다. 그런데, 본래 순수한 존재가 인연의 과정에서 마음에 때(垢)가 묻어 바른 자연 법칙을 벗어나면 중생(衆生)이 된다. 본래의 불성(佛性)인 4대(地,水,火,風)가 가합(假合)하여 육체를 이루는데, 육체가 실(實)다운 주인인 줄 알고 다섯(眼,耳,鼻,舌,身) 감각 기관을 제 멋대로 움직여 육체의 욕심만을 채우니 이것이 때(垢)이다. 이 다섯 기관을 통제하여 본래의 성품으로 돌아가려 하는 노력이 수행(修行)이다. 이 수행(修行)을 게을리 하여 업장(業障)이 두터워지면 육도윤회(六道輪廻)를 벗어날 길이 없으니, 사람 몸 받았을 때 깨달아 성불(成佛)하라는 가르침이 불교(佛敎)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세 가지가 있으니 그 첫 번째가 인간으로 태어나는 일이며, 두 번째가 좋은 때와 좋은 곳에서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이라 했다. 세 번째가 도(道)를 접하여 깨달아 성불(成佛)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 어려운 일 중에 두 가지는 이루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도(道)를 배워 깨달아 성불하는 일이다. 선사(善師)들은 도(道)의 근본(根本)이 무소유(無所有)에 있다고 본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말은 자연은 그 무엇을 위함이 없다는 것이다.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게 아니고 없어도 되는 것을 소유하지 말라는 뜻이니. 마음을 비우면 비울 수 록 자연에 가까워저 자유로워진다. 어리석은 자는 한 치 앞을 내다 보지 못 하지만 현명한 이는 이 육체도 언젠가는 버리고 떠나야 할 것임을 알고 미리 대처한다. 진정한 행복(幸福)은 물질(物質)에 있는 게 아니고 마음에 있으니, 작은 일에도 고맙고 감사하게 느끼는 마음을 키워야 행복한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