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티벳트 밍규르 린포체라 한다. 그가 얼마전 우리나라에 와서 깨달음에 대해 설법 했는데 "깨달음은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어두운 방에 불을 켜는 것과 같다" 고 했다. 깨달음은 매우 단순하다. 어느 어두운 방을 습관적으로 지나 다니면서 탁자 의자 그 밖의 가구들에 부딪 처 늘 괴로웠다. 그런데 어느 날 운 좋게 우연히 전등을 켜는 스위치 버튼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순간 갑자기 방 전체가 환하게 밝아 그 방에 있는 모든 것을 보게 됐다.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있었구나! 지금까지 어둠에서 다녔으니 내가 부딪 친 건 당연했구나!" 그리고 최초로 그 물건들을 자세히 보면서 놀라움과 더불어 전등 스위치가 늘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가 단지 알지 못했을 뿐이다. 혹은 방이 어둡지 않게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지금까지 전혀 생각지 않는 것을 후회도 한다. 어둠속을 더듬고 지나다니면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곳에 불을 켜는 것이 큰 깨달음이라 했다. 또 정토회 법륜스님은 눈을 뜨고 있어도 한 생각에 빠저있으면 꿈 꾸는 것과 같다고 했다. 우리는 성인들의 말씀을 수 없이 많이 들어 왔지만 어느 한 순간 그 뜻이 몽땅 가슴에 와 닿을 때 경이로움을 느끼며 깨달음을 이룬다. 깨달음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중생이 지혜의 문에 들어서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의 단계를 거처 아라한이 되고, 더 깨달아 대원경지(大圓鏡智)를 이루면 부처라 한다. 나는 지금 어느정도의 깨달음에 와 있는가? 가끔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