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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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지워주오

맹물훈장 2019. 2. 5. 13:09


어느 유명한 노스님(老僧)이

천수(天壽)를 다하고 열반에 드시게 됐다.


수많은 스님들이 지켜보는데서 스님은 마지막 유언(遺言)을 했다.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아무런 한 일도 없고 그냥 떠나니,

내 이름을 이 세상에 남기고 싶지 않다.

누가 내 이름을 지워 주겠는가?"


많은 스님들이 노스님에 유언을 들어 드리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니 안타까운 일이다.

수많은 제자들 기억 속에 잠재해 있는 유명한 큰 스님의 이름을

어떻게 다 지운단 말인가?


모두가 방법을 찾느라고 지혜를 짜는데,

어린 동자승이 누어있는 큰 스님에게 다가가서

"스님은 누구세요?"하고 물었다.

노스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네가 내 이름을 지워줘서 고맙구나"하며 조용히 열반에 드시었다.


인간은 오욕락(식욕, 성욕, 재물, 명예, 수명욕)의 본능이 있는지라.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명성을 알리려고 과장하여 홍보도 하는데,

도(道)를 깨친 분들은 이 세상에 왔던 자신의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싶은가 보다.


법정 스님도 "이 세상에 말빚을 지고 싶지 않으니,

내가 쓴 책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고 유언하셨다.

무소유(無所有)의 삶이였기에 흔적이 없는

영원히 깨끗한 무아(無我)이고 싶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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