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가 여행을 가는데 날이 저물어 동굴 속에서 노숙하게 되었다.
그런데 동굴 속에는 베고 잘만한 것이 없어 찾다 보니 해골이 하나 있었다.
장자는 먼지 묻은 해골을 툭툭 털면서 "너는 어쩌다 이곳이서 죽었느냐.
나쁜 짓 하다 쫓기다 여기서 죽었느냐?"하면서 해골을 베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해골 주인이 나타나서 "너는 죽음의 세계가 얼마나 편한지
모르면서 네 기준으로 함부로 떠드는구나!"하고 꾸짖었다.
장자가 "내가 염라대왕을 만나 청을 해서 너를 다시 살게 해 준다면
어떻겠느냐?" 하고 떠 보았다.
해골 임자는 "내가 무엇 때문에 다시 그 시끄럽고 고통스러운
삶의 세계로 돌아가겠느냐?"고 거절하였다.
죽음 뒤의 세계에 대하여 우리는 전혀 모르면서도 겁을 내는 것은,
아마도 우선은 전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고, 또 살아있는
지금에 대한 강한 애착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사후세계의 청사진을 보여주며
그것을 믿으라고 권장하는 종교가 필요한가 보다.
고난과 고통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현실을 벗어나 아름답고 행복한 피안의 세계를
생각하게 되고, 그런 곳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고 싶은 마음들이 줄을 지어
종교의 문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사후세계에 대한 완전한 믿음이 생겨야 죽음의 공포를 초월할 수 있고
사후 세계의 행복을 위해서는 이 세상에서 선행을 더욱 열심히 하여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 하니 종교야 말로 인간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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