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당시 '찬타카'라는 악성(惡性) 비구(比丘)가 있었다.
그는 부처님의 마부였는데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면 늘
"내가 새벽에 부처님을 말에 태워 성을 넘지 않았다면 부처님이 출가를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내 덕분에 싯다르타 태자가 부처가 되신 거야."하며
위세를 떨면서 부처님 제자들을 깔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부처님이 계실 때는 얌전히 있다가 출타하고 나면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를 뜻하여 아난이 부처님께서 입적하시기 직전에
찬타카의 이런 문제를 말씀드리고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묵빈대처(默賓對處)하라." 고 하셨다.
잘못한 사람에게 바로 잡아주려고 싸우거나, 벌주거나, 고치거나, 꺽으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대응하지 않고 외면하고 침묵으로 대처하면 스스로 깨달아 고치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고의로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외면하며 왕따 시키는 짓은 악업을 짓는 나쁜 행동이다.
하지만 잘못을 바로 잡기위해 외면하는 것은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좋은 교육 방법이다.
어린 아이가 밥을 안 먹는다고 투정을 부리면 그대로 하루쯤 말없이 외면하면 된다.
아이가 배고프면 스스로 밥을 찾아 먹게 되니까 걱정할 것 없다.
어린아이뿐만 아니다. 누군가 문제가 있고 잘못이 있을 때 그 자리에서 따지고 싸워서
바로 잡아주려 하지 말고 그대로 말없이 외면하면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런데 어리석어 너무 오래 걸리거나 도무지 깨닫지 못할 것 같으면
그때는 지혜로운 사람이 나서서 조용히 바로 잡아 줄 필요가 있다.
묵빈대처(默賓對處)는 조금 느리지만 스스로 깨달음을 얻게 하는 아름다운 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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