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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빰 맞은 황제

맹물훈장 2022. 4. 20. 19:14

 

당나라 선종황제(宣宗皇帝)가 젊은시절 한때 출가하여

대중(大中)이란 법명(法名)을 받고 '향엄선사' 제자로 있을 때이다.

그 절에는 수좌(首座)인 '황벽스님'이 매일 정성스레 예불(禮佛)를 드리고 있는데

'대중스님'이 '황벽스님'께 물었다.

 

"부처에게서 찾지 않고 법에서 찾지 않고 예불만 하여 무엇을 찾을 게 있겠소?"

"부처에게서 찾지 않고 법에서 찾지 않고 그러면서도 항상 이렇게

지극한 공경(恭敬)과 하심(下心)으로 절을 해야 청정법신을 닮아 간다네"

"절은 해서 무엇 하오, 아무것도 찾지 않으면서 절만 하다니 어리석은 짓이 아니오?"

그때 '황벽스님'은 벌떡 일어나 '대중스님'의 따귀를 철썩 때렸다.

'대중스님'은 "이런 난폭한 자가!"하고 얼이 빠져 있는데

"이런 경우는 난폭하다느니 친절하다느니 따질 때가 못 된다!"하며

연속으로 두 대를 더 후려쳤다.

 

호되게 뺨을 맞은 대중스님은 그 후에 환속하여 '선종황제'가 되였는데,

그때 뺨을 때려준 황벽 스님에게 늘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삼라만상이 청정법신(淸淨法身)인데 그를 관(觀)하는 우리의 주관적(主觀的) 사고(思考)가

 환상(幻相)과 욕망(慾望)에 물들어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은 것이다.

 

신하들은 '황벽선사'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권유를 했지만

'선종황제'는 오히려 '취행사문'이라는 호(號)를 하사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열심히 도(道)를 닦으려 노력하면 상근기(上根器),

도(道)를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면 중근기(中根器),

도에 관심이 없거나 부정하면 하근기(下根器)로 나눈다.

'선종황제'가 하근기(下根器)였다면 지난날 황벽선사의 일에

괘심죄를 적용하여 엄벌에 처했을 것이다.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체벌(體罰)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는 것은,

자녀 교육을 보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하근기(下根器)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스승(師)을 스승으로 보지 않고 근로자(勤勞者)로만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8.15해방 후 6.25 전쟁을 격으면서 초등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오시면,

부모님은 "선생님! 우리 아이 회초리로 때려서라도 사람 좀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욕심 많은 천방지축 개구쟁이들이 처음으로 공동생활을 배우는데, 

잘못하는 것들을 따끔하게 바로 잡아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데 먼 안목으로 바라보면,

어린 시절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바로 잡아주시기 위한

선생님의 체벌(體罰)이야말로, 진정 고마운 사랑의 매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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