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연기법(緣起法)을 깨달으시고
삼법인(三法印)을 설하셨는데, 그 첫 번째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이 세상 모든 존재(存在)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진리(眞理)의 말씀이고,
두 번째가 제법무아(諸法無我)인데,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인연(因緣)에 의해
가합(假合)된 것이니 '나'라는 실체(實體)가 없다는 뜻이고,
세 번째가 열반정적(涅槃靜寂)으로, 모든 존재는 언젠가 분해되어
다시 원소(元素)로 돌아가 더없이 고요함을 이룬다는 가르침이다.
명나라에 유명하신 '운서 주굉'이라는 선사(禪師)가 있었다.
그분이 무상소식(無常消息)이란 글로 많은 사람을 깨닫게 하셨다.
어떤 노인이 죽어서 염라대왕을 만나 항의했다.
"대왕님! 저승에 데려올 테면 진작 좀 미리 알려 주어야 하지 않소?"
"내가 자주 알려 주었노라. 너에 눈이 점점 침침해진 것이 그 첫 소식이었고,
귀가 점점 어두워진 것이 두 번째 소식이었으며,
이가 하나씩 빠진 것이 세 번째 소식이었노라,
그리고 너의 몸이 날로 쇠약해진 것을 계기로 몇 번이나 소식을 전했노라."했다.
또, 한 소년이 죽어 염라대왕에게 따졌다.
"저는 눈 귀가 밝고 이도 튼튼하며 육체도 건강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저에게 소식을 미리 전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대에게도 소식을 전했느니라. 서쪽 마을에 20세 된 청년이 죽었고,
동쪽 마을에 열 살짜리 아이와 젖 먹던 아이가 죽지 않았느냐?
그게 너에게 미리 전한 소식이었느니라."
현대 과학자들은 인간의 육체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한다.
매 순간 호르몬이 생성되고 노후된 호르몬이 소멸되며, 몸에 온도를 조절하고
세포들이 끊임없이 사라지며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낸다.
유정물(有情物)인 동, 식물은 물론 무정물(無情物)인 책상이나 의자, 집과 산,
모든 사물이 고정되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물체(物體) 내부에서
끊임없이 미립자가 움직여서 조금씩 조금씩 변하여 간다는 것이다.
우리의 육체도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여러 원소(元素)가
인연(因緣)에 의해 모여진 것이니 시시각각 변화가 일어 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무상을 단순히 자연의 흐름으로 받아들여 보자.
모든 것이 한순간 존재했다 사라지니,
그 모두가 아름답고 귀한 존재(存在)들이 아닌가?
생명(生命)의 탄생은 육(肉)과 영(靈)의 결합이고,
죽음은 육과 영의 분리이니, 내 영혼이 사용해 오던 육체는
생멸(生滅)이 당연한 진리(眞理)임을 알아야 한다.
그럼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눈에 보이는 모든 존재는 생멸이 있어도
보이지 않는 영혼은 멸하지 않는다는 영혼 불멸설(靈魂 不滅說)이 있다.
육체를 떠난 영혼은 현생(現生)의 업(業)에 따라 또 다른 새로운 형태의
육체를 찾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을 내생(來生)의 삶이라 한다.
오직 육체가 나의 전부라고 믿는 이는 죽음이 끝이니
허무와 공포를 느끼지만, 영혼 불멸설을 믿는 이는 내생을 위해 선업을 쌓고,
그 업에 따라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기에,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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