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스님이 개울가에서 바리때(밥그릇)을 씻는데,
전갈 한 마리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한 스님이 두 손으로 떠서 조심스럽게 건져 내는데
그만 전갈에게 쏘이고 말았다.
아픈 손가락을 참으며 다시 바리때를 씻고 있는데
그 전갈이 또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닌가.
스님은 또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정성껏 떠서 밖으로
건져 냈는데 이번에도 또 쏘였다.
곁에 있던 스님이 걱정스레 물었다.
"왜 그 녀석을 연거푸 구해주시는 거요?
남을 쏘는 게 전갈의 본성(本性)인데 말이오."
그러자 스님은 하하하하~! 웃으며
"남을 구해주는 건 소승의 본성인가 보오."
중생의 괴로움을 자신의 괴로움처럼 느껴,
그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곧 부처님 마음과 같은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누구나 부처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런데 오탁악세에 살아오면서 그 본성을 잊고 있으니.
불교인에 수행(修行)은 그 잊혀진 본성을 되찾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들 나름대로 본성이 있는데,
그 본성을 모르고 노여움을 일으킨다면
깨달음과는 거리가 먼 수행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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