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팔자

 

누구나 살아오면서 사주팔자라는 것을 궁금하여 한두 번쯤은 보았으리라 믿는다.

성급한 내 친구는 새해를 맞이하기도 전 동지(冬至)만 지나면 토정비결을 미리 보고

내년에는 언제쯤 귀인(貴人)이 오고 언제쯤 복(福)이 굴러들어 온다고 하면, 

그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좋아한다. 

 

또 한 친구는 아들이 결혼 하여 아이 둘 낳고 부부 싸움 자주 하여,

며느리가 이혼하고  홀로 떠나가 버렸다.

아들은 멀리서 혼자 직장 다니니, 회갑이 훨씬 넘은 나이에 노부부가 어린 손자를 맡아,

유치원 보내고 초등학교 학부모 노릇을 해야 하니 얼굴엔 근심이 떠날 날이 없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자비(慈悲)이니, 자녀가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면

내 일처럼 기쁘고(慈), 자녀가 괴롭고 슬프면 내 일처럼 슬픈(悲) 일이다.

그래서 늦 팔자는 자식 농사 잘 짓고 못 짓는데 달려있다고 한다.

 

일 년이 즐기려면 꽃씨를 심어서 가꾸고, 십 년을 즐기려면 나무를 심어 가꾸고,

평생을 즐기려면 자녀 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려서부터 칭찬을 많이 받고 자라면 기분이 좋아, 언제 어디서든 칭찬받을

좋은 일을 스스로 찾자 하는데, 그것이 습관화되면 커서도

인간성이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오직 자신의 부(富)와 명예와 권력만을 위해 가진 권모술수를 다 써가며 출세한 부모는

자녀 교육을 소홀히 하여, 바르게 자라지 못한 그 자녀가 비행 청소년이 되어,

부모 출세에 걸림돌이 되어 패가망신하는 것을 우리는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많이 보아왔다.

 

부모는 자녀의 겨울과 같아

자녀는 어려서부터 매일 같이 부모를 보고 배운다.

부모가 자녀에게 훌륭한 가정교사가 되어야,

자녀가 바르게 자라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부모의 늦 팔자도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