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다.
지옥(地獄)을 다스리는 염라대왕이 임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퇴임식 준비를 하려는데,
옆방에서 염라 직원이 고객과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대왕이 불러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한 죄인(罪人)이
"이 시대의 지옥은 상벌(賞罰)에 공정한 줄 알았는데,
나의 선업(善業)은 왜 알아주지 않고 악업(惡業)만 끄집어 내어
지옥으로 보내려 하느냐?"고 큰소리치며 따진다고 한다..
대왕께서는 그럼 그자의 과거 영상을 돌려 확인해 보라고 하였다.
염라 직원이 확인해 본 결과 나쁜 짓은 수 없이 많고, 잘한 일이라고는
길거리에서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주어서 거지에게 적선한 것뿐이라 한다.
대왕께서는 골치 아프니 "그럼 오백 원을 돌려주고 지옥으로 처넣으라." 했다.
그런데 또 시끄럽게 싸우고 있다.
직원을 또 불러 왜냐고 물었더니, 이번엔 죄인이 "왜 원금만 주느냐? 그게 50년도 넘었으니
이자에 이자까지 보상해 주지 않으면 내 친구가 변호사인데 그를 선임해서
상고하겠다."고 한단다.
이쯤 되면 지옥(地獄)세계도 차츰 민주화가 되어가고 있나 보다.
그러니 또 옥황상제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닐것이다. ^^
차기 염라대왕 임명 대상자를 찾아도 임명 동의안 청문회 통과가 걱정되어
줄줄이 사양할 것이 뻔, 하지 않는가?
그들도 전생을 삿삿히 파헤쳐 보면 부동산 투기를 했거나 뇌물을 받은 흔적이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서양 종교에서는 유일신(唯一神 = 하느님))의 뜻대로 잘 따르면 선택을 받아
천국에 들어가며, 일단 들어만 가면 영원히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불교는 해석을 달리한다.
아무리 공덕(功德)을 많이 쌓아 극락(極樂)에 가더라도 그 공덕이
차츰 소멸되어 없어지면 다시 윤회(輪廻)하여 인간 세상으로 태어난다고 한다.
모든 것은 제행무상이라고 고정되어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이 날마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으니, 저승도 변화를 일으키고 염라대왕도 저승사자도
인연(因緣)이 다하면 자리를 내어 놓는다고 본다.
그러면 부처도 임기가 있는가?
번뇌를 끊지 못하고 생사(生死)를 반복하며
육도윤회(六道輪廻 = 천상, 인간, 수라, 축생, 아귀, 지옥)를
벗어나지 못하는 영혼은 다 중생이라 하고,
깨달아 번뇌를 끊고 무아(無我)로써 윤회(輪廻)를 벗어난 것을 부처라 하니,
부처는 윤회를 하지 않고 걸림이 없는 대 자유이다.
수행(修行)하는 스님의 소원은 깨달아 번뇌를 끊고
다시는 윤회를 하지 않는 부처(佛)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