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르 1861~1941 인도의 시인이자 철학자) 인도제국 서 벵골에 부유한 지주가문에서 15형제중 14번째로 태어난 타고르는, 소년시절부터 아버지의 부동산 관리를 하며 가난한 마을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다. 하루는, 매일 아침에 일찍 나오던 하인이 두 시간이 지나도 보이지 않는다. 어려서 부터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그는 몹시 화가 났다. 얼마쯤의 시간이 더 지난 뒤에 그 하인은 고개를 푹 숙이고 말없이 들어오더니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려고 한다. 타고르는 화가 많이 나서 빗자루를 빼앗아 제자리에 갖다 놓고는 "당신같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필요 없으니 지금 당장 나가시오. 그리고 내일부터는 나오지 마시오!" 하였다. 그러니 하인이 미안합니다. 하며 또 빗자루를 찾아 들고 마당을 쓴다. 타고르는 화가 치밀어 다시 빗자루를 빼앗으며 "당장 나가라는 내 말이 안 들리오?" 하며 소리쳤다. 하인은 고개를 푹 숙이며 "어제 저녁에 제 어린 딸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뒤처리를 하고 오느라 늦었습니다."하며 눈물을 흘리고 서 있었다. 타고르는 깜짝 놀랐다! 그런 슬픈 사연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내 주관적 판단으로만 화내고 꾸짖었으니 그가 얼마나 큰 상처를 더 입었을까. 상대방의 입장을 알아보지도 않고 화를 내는 것이 얼마니 큰 폭력인가를 깨닫고 후회했다. 그로부터 그는 가난한 사람들과 더욱 친하게 지내며 연민과 동정을 갖게 되었다. 타고르의 이런 경험이 후일 그의 문학적 자양분이 되어 아름다운 시적 이미지로 나타나 위대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가 쓴 '동방의 등불' 이란 시(詩)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한국 국민의 아픈 마음을 잘 나타내어 그 시대의 우리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언민의 정이 없이는 시상(詩想)이 떠오르지 않는다. 모든 사물(有情物과 無情物)에 인격을 불어넣고 그 의식의 흐름을 들여다보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낄 때 아름다운 시상(詩想)이 떠오른다. 인간이라는 우월감을 내려놓고 뭇 생명과 동격(同格)이 되어 그들의 살림살이에 관심을 갖고 이해할 때가 가장 행복한 본성(本性)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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