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성경에 우상 숭배는 "창조주가 아닌 피조물을 경배하는 것"이라 했는데
이 세상에 피조물이 아닌 게 어디 있겠는가? 바꾸어 말하면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경배하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니 이 얼마나 독선적인가?
구약 '출애굽기'에는 "너는 나 외에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하지 말라.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3~4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하셨다.
요즘도 저 질투하는 하나님이 무서워 경배하며 나에게 복을 주고
내 영혼을 구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성현의 말씀을 해석할 때에는 그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따라
비유나 방편으로 그 시기에 맞게 설교나 설법을 하신 뜻을 바로 알아야 한다.
지금의 하느님은 전과 같은 그런 하느님은 아닐 게다.
역사적으로 실존했으며 인격적으로 존중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이나 사물을
똑 같이 만들어 이를 숭배하는 것은 우상숭배라 비난할 대상이 아니다.
만약에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의 동상을 보고 역사적 훌륭한 인물임을 생각하고 고개 숙여
그분의 정신을 본받아야 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에게 우상숭배는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인격적이 아닌 우상(偶像)이나 관념적 존재(神)가, 위대한 기적의 힘을 일으켜
자신을 도와 줄 것이라고 믿고 머리를 조아린다면 바로 그게 우상 숭배가 아닌가?
십자가를 보고 머리 숙여 기도하는 모습이나 불상이나 조상님의 사진 앞에
무릅 꿇고 절하는 모습은 동서양의 풍속의 차이인데 전자는 우상 숭배가 아니고
후자를 우상 숭배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견해다.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우상 숭배일수도 있고 우상 숭배가 아닐 수도 있다.
즉 십자가 앞에 머리 숙여 기도하는 마음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의 기적을
바란다면 확실한 우상숭배이며, 불상 앞에 절하는 마음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고맙게 여기며
부처님처럼 세상의 진리를 깨닫겠다고 다짐한다면 이것은 우상 숭배가 아니지 않는가?
종교란 인간의 화합과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석가나 예수나 성현들의 마음을 읽고, 그 가르침을 믿고, 실행하려 노력(作福)해야지,
그들이 방편으로 설(說)한 위대한 영향력이나 기적을 믿고 그 기적의 힘이 직접
내 소원을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야 말로 우상숭배가 아닐 수 없다.
일 년에 한두 번 명절 때 마다 가족과 친족이 반갑게 만나는데,
종교가 다르다고 제사를 거부하자 말고, 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돌아가신
조상님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감사한 마음을 내어 절한다면,
너그러우신 하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어찌 이해하고 기뻐하시지 않겠는가?
올해는 온 가족이 화합하는 설 명절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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