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여년 전에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내가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낼 별장을 지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장을 지을 만한 명당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장소가 어디 그리 흔하던가?
좋은 터는 기다려야 나오기에 3년을 기다렸더니 정말 마음에 쏙 드는 부지가 있기에
300평만 매입하려 하니 그렇게는 안 판다며 농지와 야산을 포함하여
6.400평 전체를 다 사라고 한다.
위치가 너무 좋은 곳이라 할 수 없이 전체를 매입하고, 제일 좋은 위치 300평에
건축을 시작할 때, 어떤 분이 몇 번 와서 보고 별장 부지가 마음에 든다고 하며
바로 옆에 땅을 팔라고 한다.
주택은 좋은 이웃이 있어야 행복하지 이웃에 원수 같은 사람이 산다면
아무리 좋은 별장이라 해도 행복할 수 없기에 무조건 안 팔겠다고 했다.
다섯 번째 찾아와서 왜 안 팔려하는지 그 이유를 묻기에, 나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좋은 이웃이 필요하다 고 했다.
그는 "제가 정말 좋은 이웃이 되어 드리겠습니다."하며 명함을 주는데 받아보니
대기업 부사장이었다. 너무나 겸손하고 침착한 분이기에 그 분에게 400평을 팔았다.
중국 남북조시대에 송계아 라는 고위 관리가 퇴직을 대비하여 자신이 살 집을
보려 다니다가 여승진 이라는 덕 높으신 분이 사시는 바로 옆집을 샀다
집값 시세는 백만금인데 천 백만금을 주었다는 소문을 듣고 여승진이 그 이유를 물었다.
송계아의 대답은 간단했다. 백만금은 집값이고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한
프리미엄으로 지불한 것이라 했다.
주택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이웃이다.
요즘도 주변에 좋은 별장들이 늘어나는데 나를 터줏대감이라고 초대하여 가면,
"호화로운 별장을 짓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좋은 이웃을 만드는 것입니다." 라는
말을 잊지 않고 젊은이들에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