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의 일이었다.
성당에 다닌 지 얼마 안 되는 친구가 내게 말을 했다.
"난말이야, 지난해 낙산사(洛山寺)가 화염에 휩싸여 전소(全燒)되는 것을 보고
불교는 믿어도 소용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한다.
불교(佛敎) 공부를 한 나로서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불교는 석가모니라는 성인(聖人)께서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위한 법을 깨달아,
그것을 어리석은 자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니, 그분의 말씀을 듣고, 배우고, 믿고, 행(行)하는 게 불교야.
그런데 부처님께 소원을 빌면 다 들어주는 줄 알고 그냥 믿는 자는
불교의 본질을 모르고 잘못 된 것을 믿는 사람들이야."라고 했다.
"그래도 사찰이 다 타는데 부처님이나 스님이 어떻게 장풍을 일으켜 서라도
불을 막았어야 사람들이 믿고 따르지 그냥 다 타 버렸으니
부처님은 믿으나 마나 한 것 아니야?"한다.
이런 딱한 친구가 있나.
종교(宗敎)란 최고의 가르침인데 성인들이 때로는 비유나 방편으로 설(說)하신 가르침을,
무지한 우리들이 잘못 해석하여 기적을 행한 것으로 믿는 이들이 있다.
성경에도 이병오어(二餠五魚)의 비유가 있다. 떡 두 개와 물고기 다섯 마리로 기도를 하여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열두 바구니가 남았다는 비유가 있는데,
그것은 예수님이 이병오어로 나눔에 대한 설교를 하니 사람들이 감동하여 집안의 음식을
가지고 나와 많은 사람들이 먹고 남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과학이 발달한 21세기에 예수가 기도한다고 하늘에서 음식물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천년 전에 쓴 성경을 그대로 믿고 그런 기적적인 위대한 힘으로
나를 구원해 주기를 기원(祈願)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옛날에 불교인들은 경전(經典)은 어려워 보지도 않고
불교를 토속 신앙에 접목한 타력신앙(他力信仰)에만 의존하여
그냥 부처님을 신(神)처럼 믿고 소원을 열심히 빌면 다 이뤄준다고 믿었다,
지금도 타력 신앙인 서양 종교인들 중에는 교주의 위대한 힘에만 의존하는
잘못된 종교관을 가지고 있으니, 교주의 가르침을 받아 스스로 깨우처
교주의 마음과 행동을 닮아가야 하는 종교 본래의 뜻을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어리석은 자들이 믿는 그런 신은 늙고 병들어 그대들의
기도를 듣지도 못하고 들어도 소원을 이뤄줄 능력도 없어 죽었다."라고 했다.
우리는 새로운 들길에서 우리의 새로운 신(神)을 만나야 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바로 초인(超人)을 뜻한다.
초인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은 사람(부처)과 동일한 의미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