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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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갈 수 없는 곳

맹물훈장 2019. 3. 10. 16:02


보조국사 지눌스님에게는 누님이 한분 계셨는데

그분은 동생의 도력(道力)만 믿고 수행(修行)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누님! 열심히 불법(佛法)을 배우시고 염불(念佛)하셔야 극락(極樂)에 갑니다."

"나는 안 해도 된다내 내게는 부처님같은 훌륭한 동생이 있으니

나 하나쯤이야 극락으로 보내주지 않겠는가?"


보조국사는 말로서는 누님을 깨우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어느 날 누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진수성찬을 차려 놓았다.

마침 누님이 들어오시는 것을 한번 힐끔 처다 보고는

"오셨어요, 앉으세요."하고는 혼자서 식사를 맛있게 하고는 상을 치웠다.


전에 없던 일이라 누님은 섭섭하고 노여운 감정을 참을 수 없어

"자네가 이럴 수 있나? 몇 십리를 걸어온 나에게 밥상을 앞에 두고

먹어보라 말도 안하다니." 하면서 화를 내며 돌아 가려고 하신다.


"누님, 제가 지금 이렇게 배가 부른데 누님은 왜 배부르지 않습니까?"

"자네가 혼자서 먹었는데 어찌 내 배가 부르겠는가?"

"제가 도(道)를 깨쳤으니 누님도 제도(濟度) 된다고 믿고 있지 않으십니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가? 밥은 몸속으로 들어가고 염불은 마음으로 하여

정신이 극락을 가는 것인데 밥 먹고 배부른 것과 다른 것이 아닌가?"


"그렇습니다.

제가 음식을 먹어도 누님이 배부르지 않듯이 마음으로 염불을 하면

내 영혼은 극락을 가도 누님은 갈 수 없습니다.

누님이 극락에 가고 싶으면 누님 마음으로 염불 하셔야 합니다.

죽음도 대신 하지 못하는 것처럼 극락이나 천국은 대신 갈 수 없습니다."

보조국사의 누님은 이 말에 크게 깨달아 열심히 염불 수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요즘도, 내 아들이 스님이니, 또는 목사이니,

나 하나쯤은 극락이나 천국으로 보내 주겠지. 하시며

아들 빽을 믿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간혹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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