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아오면서 사주팔자라는 것을 궁금하여 한 두 번쯤은 보았으리라 믿는다.
성급한 내 친구는 새해를 맞이하기도 전 동지(冬至)만 지나면 토정비결을 미리 보고
내년에는 언제쯤 귀인(貴人)이 오고 언제쯤 복(福)이 굴러들어 온다고 하면,
그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좋아 한다.
그는 젊어서 열심히 돈을 벌었고 알뜰한 살림으로 저축하여 살만 한데,
아들 하나 있는 게 똑똑하여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그에게 일 년에 수 천 만원씩
10여년을 보내주다 보니 나이도 들고 생활이 어렵게 되었다.
그가 성공하여 박사 학위를 따면 부모의 형편도 펴고 행복해 질 줄 알았는데,
10년이 지나도록 공부만 하고 있다가 이제는 지쳐서 외국 여자와 결혼을 하여
그 곳에서 산다고 하니, 그 친구의 마음이 너무 허무한것 같아 안스럽기까지 하다.
또 어떤 친구는 아들이 결혼을 했는데 손자 둘 낳고 며느리가 집을 나가고 아들은 돈 번다고
직장 따라 혼자 멀리 가 있으니, 회갑이 훨씬 넘은 나이에 노부부가 어린 손자를 맡아,
유치원 보내고 초등학교 학부모 노릇을 해야 하니 얼굴엔 근심이 떠날 날이 없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비(慈悲)라 하는데, 자녀가 기쁘면 내일처럼 기쁘고(慈)
자녀가 괴롭고 슬프면 내일처럼 슬퍼하는 비(悲)가 있으니,
그래서 늦 팔자는 자식농사 잘 짓고 못 짓는데 달려있다.
석가와 예수 같은 성인(聖人)도 마찬가지다.
삼계(三界)에 도사(道師)이고 사생(四生)에 자부(慈父)이신 석가나,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도 제자가 잘하고 못하는데 따라 달라지고 있지않을까?
성인의 가르침을 받아 깨우쳐 내 인생의 바른길을 가게 되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중생의 기도소리를 들으시면 기쁘실 것이고,
그저 자기 잘못은 돌아보지도 않고 천 원짜리 한 장 내어놓고, 몇 천 만원자리 복을 달라고
구걸하고, 애걸하고, 때 쓰는 제자들을 보시면 얼마나 안타까워 하실까?
종교도 자녀가 부모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가 지금 효를 하고 있는가? 불효를 하고 있는가?
내 기도를 교주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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