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대사로부터 법통을 이어받은 혜가 대사에게 어느 날 제자가 찾아와서,
"저에게 번뇌(煩惱)를 끊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했다.
"번뇌가 어디에 있기에 끊으려 하는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은 허공(虛空)과 같은 것인데 어떻게 끊는단 말인가?"
"경전에 보면 모든 악을 끊고 모든 선을 행해야 부처가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혜가 대사는 웃으며 "악(惡)이니 선(善)이니 하는 게 모두 다 망상(妄想)이라
자기 마음에서 생기는 것일 뿐이다."
"그게 다 망상이라니요? 어째서 그렇다는 겁니까?"
혜가 대사는 비유(比喻)를 들어 말했다.
"네 집 뜰락에 큰 바위가 있는데 평소 거기서 앉아 쉬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누울 때도 전혀 놀라움이나 두려움이 없었는데,
어느 날 그 바위에 불상(佛像)을 조각한다고 시작하면 너는 전처럼 그 바위에서
편히 앉거나 누울 수 있겠느냐?
본래 단지 돌일 뿐인데 네 마음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만약에 그 바위에 귀신을 그려 넣는다면 네 마음이 무섭지 않느냐?
이는 본래의 돌이 무서운 게 아니라 너의 생각일 뿐이니,
무엇 하나인들 실체가 있는 게 아니고 네 마음이 만들어 낸 망상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낸 일체유심조(一體有心造)이니 마음이 바뀌면 곧 사라진다.
마음을 다스려 본성(本性)에 머물면서 선(善)한 생각을 내는 것이
번뇌를 끊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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