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도청소재지로 유학을 나와서 하숙을 하는 둘째 딸이
너무 힘들어하니 나에게는 늘 아픈 손가락 같았다.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니 1년 동안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 하거라,
그래서 네가 원하는 대학을 가면 지금처럼 힘들게 공부 안 해도 되고
젊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단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도 좋은 직장을 다니며 수준에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지금이 너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둘째 딸애가 가장 힘들어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매 주일 용돈을 주며 조용히 위로의 말을 전했다.
딸애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여 수능시험에 높은 점수를 받아 1994년에
한국교원대학 초등 교육학과를 강원도 에서는 1순위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학을 4년동안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가끔 집에 내려오면
"아빠! 아빠가 대학 가면 공부를 열심히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
어떻게 고등학교 때 보다 더 힘들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어요."라고 불평을 했다.
그 후 1998년 교사 임용고사를 보고 시골 오지 초등학교로 초임 발령을 받아
몇 명 되지 않은 햇병아리 같은 1학년에게 국어와 아라비아 숫자를 가르치게 되었다.
어느 따듯한 봄날 오후에 학교 화단에서 한 여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고 한다.
"왜 울고 있니?" 하고 물었더니 옆에 있던 남자아이가
"얘가 꽃밭에 들어가려 하여 내가 착한 마음으로 안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얘가
들어갔어요, 얘가 꽃을 꺾으려 하여 내가 착한 마음으로 꺾지 말라고 했는데
얘가 꽃을 꺾었어요, 그래서 내가 착한 마음으로 때렸어요."라고 하며 울먹였다.
착한 마음을 강조하는 녀석이 너무 귀여워 둘 다 꼭 겨 안아 주었다고 한다.
그래, 착한 마음으로 어린 아이들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것을 너의 사명으로 알고
열심히 가르쳐 그들이 후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을 너에 삶의 보람으로 생각하라. 고 했다.
지금은 그 딸이 48세의 중년 교사이며 고 3학년 아들과 교감이 된 남편과 평범하게 사는데,
때로는 젊은 제자들이 찾아오기도 하여 보람 같은 것을 느낀다고 한다.
잘 못 된 것을 바로 잡아주려고 하는 것은 착한 마음에서가 아닌가?
모든 사회적 인성(人性) 교육이 바로 양심에 따른 착한 마음의 발로(發露)이며,
다 함께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함이다.
초등학교의 학생 체벌은 부모가 모르는 어린이의 심성을
바로 잡아주기 위한 착한 마음에서이니 무죄가 아닌가?
어떤 학부모님은 선생님이 악(惡)한 마음으로 체벌을 하는 것 같은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으니,
부모가 스스로 자녀의 인선교육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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