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태어나기 이전에 나는무엇이었나?
'나'(我)라는 존재(存在)를 분석(分析)해 보면 '나'는 '내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일까?
종교(宗敎)와 철학(哲學)과 과학(科學)의 입장에 서 보면 나는
진아(眞我)요, 실아(實我)요, 가아(假我)요, 무아(無我)이다.
진아(眞我)는 진실(眞實)된 본래(本來)의 '나'를 뜻하는데,
이는 태어났을 때의 그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본성(本性)이다.
그 본성이 시간이 흐를수록 오탁악세(五濁惡世)에 물들어 변해버렸으니
진아란 없어진 것이 아닌가?
실아(實我)는 실체(實體)로서의 '나' 인데,
옛날에 기저귀 차고 엄마 젓을 먹던 아이가 변하여 지금은 백발이 성성하니
실체란 고정된 것이어야 하는데 수시로 변하니, 그 이름만 같을 뿐이다.
가아(假我)란 실체의 나는 없지만,
인연(因緣) 따라 수시로 변해가는 형상(形象)은 있으니, 이를 '가아'라 하는데,
이는 진짜가 아닌 것이니 내가 아니지 않은가?
무아(無我)는 내가 없다는 뜻이다.
'나'라는 물건이 본래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원소가 인연에 의해
잠시 화합(化合)한 것이며, 곧 다시 흩어저 대 자연의 에너지로
돌아갈 것이니 '나'라는 존재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여든 살 된 할아버지가 첫 돌 때 찍은 사진을 보고 '나'라고
하며, 사후(死後)에 백골만 남아 있어도 자녀들은 그게 아버님이라
생각하는 것은 연속성에 대한 착각과 이름에 대한 집착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변해가는 현상을 알아차리는 게
진아와 실아와 가아에 대한 착각과 집착을 내려놓는 해탈(解脫)이며,
내가 없다(無我)는 것을 확연히 깨달으면 더 이상 생사(生死)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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