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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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마패

맹물훈장 2024. 1. 19. 20:02

마패

 

아주 옛날, 어릴 적부터 한마을에서 같이 자란 똑똑한 두 친구가 있었는데,

성인이 되면서 하나는 고을 원님이 되었고 하나는 암행어사가 되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서 자리를 같이했는데,

만취된 어사가 원님의 약점을 잡아 호되게 질책을 하였다. 이에 마음이 상한 원님은

친구들 볼 면목이 없어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서 앓고 있으니 가족은 큰 걱정이 되었다.

 

원님에게는 열다섯 살 된 똑똑한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근심 걱정을 해결해 드릴 사람은 저뿐이니 사정 얘기를 하여 달라고

애결하여 할 수 없이 자초지종을 얘기하였다.

아들은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며 그 술집에 기생을 몇 번 만나고 오더니,

마패를 아버지 앞에 내놓으며 잘 보관하세요.라고 했다.

 

한편, 어사는 원님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하기는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잊고 있었다.

하루는 기생집에서 만취되어 돌아온 후에 깨어보니 마패가 없어졌다.

아무리 찾아봐도 도무지 찾을 길이 없으니 임금님께서 하사하신 마패를

잃어버렸으니 큰 문책을 받을 것 같아 식음을 전폐하고 알아 누었다.

 

어사에게도 열 다섯 살 된 똑똑한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앓고 누워있으니

걱정되어 무슨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달라고 졸라서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딸 아이는 아버지 걱정마세요, 제가 해결 할께요, 하며 안심을 시켜드리고,

아버지 생일 잔치를 한다며 친구분들을 모두 초대하기로 했다.

 

며칠 후에 어사네 집에서는 생일잔치를 한다는 초대받은 원님은

안 갈 수도 없고 하여 걱정이 되어 아들에게 어찌해야 할지를 물어보았는데,

아들은 마패를 가지고 가셔서 적당한 기회가 올 테니 돌려드리라고 했다.

 

어사네 생일잔치가 한창 무르익었는데 난데 없이 밖에서 "불이야! 불이 났어요!"

하는 소리가 들리자. 모두 밖으로 뛰어 나갔다.

어사는 도포를 급히 벗어 원님에게 주며,

"이보게 여기에 마패가 들어있으니 이 옷을 잘 보관하고 있게나" 하며 밖으로 나갔다.

 

불이 난 곳은 작은 헛간인데 모두 모여 쉽게 끄고 들어와

다시 술을 마시는데, 어사가 원님 친구로부터 도포를 받아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잃어버렸던 마패가 들어있어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 후에 어사와 원님은 둘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

어사는, "전번에 내가 술이 과해 자네에게 큰 실수를 하였으니 용서해 주게나." 했다.

그리고는, "자네는 어떻게 마패를 구했는가?"하고 물으니, 원님이 아들 얘기를 하였고,

원님은, "자네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였나?" 하니, 어사는 현명한 우리 딸이

문제 해결을 잘하였다고 하며, 내 딸과 너의 아들이 잘 어울릴 것 같으니

우리 사돈을 맺자고 하였다.

그리하여 자녀들을 결혼시키고 더욱 돈독한 친구 사돈이 되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존중하며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정이 오래 지속 되며,

어려운 일도 오래 생각하면 반드시 지혜롭게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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