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나라 태종(太宗)인 이세민은 정치적 결단력과 포용력을 두루 갖춘 군주였다.
그는 당나라를 세울 때 크게 기여한 개국 공신인 장손순덕이라는 신하를
아끼고 사랑했는데, 그가 관직을 이용해 백성의 뇌물을 받아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의 법률대로라면 관직(官職)을 삭탈(削奪)하고 중벌(重罰)을 내려야 했지만
태종은 그에게 비단 열 필의 상(賞)을 내렸다.
그러자 신하들이 못마땅해서 태종에게 물었다.
"대왕께서는 왜 장손순덕의 잘못을 벌(罰)하지 않고 상(賞)을 내리셨습니까?"
태종 이세민이 대답했다.
"양심 있는 사람이라면 벌을 받는 것 보다는 이유 없이 상을 받는 것이
더 괴로운 법이라오. 스스로 깨우쳐 개과천선(改過遷善)하리라 믿는다오."
장손순덕은 부끄러워하면서 정신을 차렸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몰래 뇌물을 많이 받아 태종은 그를 삭탈관직(削奪官職) 시켰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태종은 장손순덕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여
찾아가 보았더니 그는 날마다 자책하며 술에 취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세민은 그를 불러 다시 관직(官職)을 내리니
그 후로는 평생 청렴결백(淸廉潔白)하며 충성을 다했다.
태종 이세민은 벌(罰) 대신 상(賞)을 내리고 용서를 통해 유능한 신하를
잃지 않고 거느렸던 것이다.
용서는 신(神)이 인간에게만 내린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벌(罰)과 상(賞)으로 도 움직이지 않은 마음을 용서로 교화(敎和)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