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일분 법문

성급한 판단

맹물훈장 2015. 12. 4. 19:48
옛날 어느 시골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는데 자식이 없어서 항상 외로웠다.
그는 한 겨울 추위에 떨고 있는 너구리를 불쌍히 여겨 따뜻한 방에서
먹이를 주고 같이 살았다.
이듬해 너구리가 새끼를 낳고, 그 다음 해 부인도 아기를 낳아 가난하지만 
행복한 마음이었다.
어느 날 부부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큰 구렁이 한 마리가 방으로 들어와
아기를 잡아먹으려 하자, 이를 본 너구리가 죽을힘을 다해 구렁이를 물어 죽이고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너구리는 "내가 아기를 살리려고  구렁이와 싸웠다는 것을 주인이 알면 얼마나 
기뻐할까?" 생각하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에 주인이 돌아와 보니 입가에 피투성이가 된 너구리가 문 앞에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네 놈이 우리 아기를 해첬구나! 이 은혜도 모르는 놈아!"하며
몽둥이로 내리쳐 죽여 버렸다.
부부는 급히 방으로 들어가 보니, 아기는 방끗방끗 웃으며 손가락을 빨며 놀고 있는데,
그 옆에는 피투성이가 된 큰 구렁이가 죽어있는 것이 아닌가!
"저 너구리가 우리 아기를 살렸구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너구리를 죽였으니
내가 은혜를 원수로 갚았구나! 이 일을 어찌하나?" 하며 대성통곡을 하였다.
그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너구리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제(祭)를 지냈다고 한다.
말 못하는 짐승들에게도 정(情)을 주면 그들은 배반하지 않고 
은혜를 꼭 갚으려 하는 것은 생명체(生命體)의 본성(本性)인가 보다.
우리는 보고 듣는 모든 것을 너무 쉽게 판단하므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수가 많다.
여유를 가지고 신중하게 바르게 보고(正見), 바르게 생각하고(正思唯), 바르게 행하는
(正行) 습관이 필요한데, 이것이 불교에서 수행하는 팔정도(八正道)의 시작인 것이다.
 


정율스님 / 얼마나 닦아야 거울 마음 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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