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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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성 가는 길

맹물훈장 2017. 6. 20. 00:17
이 세상이 험하다고 살아 남기 위해서라며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는 자기의 잘못은 꽁꽁 숨겨두고 남의 잘못만을 끈질기게 찾아내어 세상에 알리며,
마치 정의(正義)를 위해 불의(不義)를 심판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질타하고 
그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즐기는 이들도 있으니,,,, 
몆년 전에 아침 운동(테니스)을 하고 몇몇이 해장국 집에 들리면 의례히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뉴스를 화제로 삼아 각자 자기 주관에 따라 분석하고 판단하고 언쟁을 한다.
그때는 노스님이 열반하셨는데 제자 스님들이 밤을 새우며 화투판을 벌렸다고 또 한바탕 열을 올렸다.
저들끼리 성직자(聖職者)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한참을 주고받고 질타를 하더니
나를 보고 "법사님은 어떻게 생각합니까?"한다.
나는 석존 당시 "왕사성으로 가는 길"이란 법문을 짧게 얘기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인 목건련이 스승에게 여쭈었다.
"스승님이시여!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은 이는 모두 다 깨달아 열반에 들어갑니까?"
"그렇지 않다, 깨달아 열반에 드는 이도 있고 깨닫지 못해 열반에 들지 못하는 이도 있다."
"왜 그렇습니까?"
"사람들이 너에게 왕사성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 너는 어떻게 알려주느냐?
그리고 그들은 모두가 왕사성에 도착하더냐?"
"제가 바로 알려주어도 어떤 이는 잘 찾아가고 또 어떤 이는 잘못 다른 길로 들어 못 찾아
가기도 합니다."
"그렇다. 잘못하여 다른 길로 간 사람에 대한 책임이 너에게 있는것은 아니다. 
나도 깨달아 열반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 줄 뿐이니, 깨달아 열반으로 가고, 못 가고는 
제자들의 행동에 달려있다."라고 하셨다.
어떤 종교는 교주가 "나를 믿기만 하면 소원을 다 이루어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는데,
불교(佛敎)는 믿는 게 아니고 가르침을 받는 것이니 
그 가르침을 받아 수행(修行)하지 않고 깨닫는다는 것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똑바른 길을 가지 못하는 종교인들이 있게 마련이니,
그들이 한 때 넘어진 것을 미워하고 질타하기 보다는, 나도 지금 잘못된 길을 가지 않나 
점검해 보고, 한 번쯤 연민(憐憫)을 느껴보는 게 어떨까?
------맹물(성담)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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