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피안(善惡의 彼岸)호반별장

선도 버리고 악도 버려라. 그것은 네 마음이 만든 것이니라.

본래 고요의 땅에 생명의 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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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코도 모르면서

하루는 숙종대왕이 선비 차림을 하고 홀로 수원 쪽으로 민정 시찰을 나갔다. 말을 타고 천천히 냇가를 지나는데 저만치 에서 어느 농부가 지게에 관을 짊어 놓고 냇물 가에 땅을 파는 게 아닌가. 숙종대왕이 이상히 여겨 가까이 가서 물어보았다. "뭐 하고 계십니까?" 농부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젊어서 홀로되신 어머니가 중병으로 10년을 누워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너무 가난하여 약도 한 첩 못 써서 마음이 아프며 지관을 부를 처지가 못 되는데, 저 산 밑에 사는 갈 거사가 찾아와 이곳이 명당이라 일러 주기에 홀로 장례를 지내려고 한단다. 숙종대왕이 생각해 보니 순박한 농부는 효성이 지극한데, 갈 거사란 자가 괘심해 보였다. 장마가 나면 다 떠내려갈 냇가에 묘 터를 잡아주다니... 즉석..

지난 글 편집 2023.05.21

멍텅구리 법문

愚者充耳 賢者會意(우자충이, 현자회의) (어리석은 자는 귀를 막고 듣지 않으나, 현명한 사람은 그 말의 뜻을 깨닫는다.) 온 곳을 모르는 그 인간이 갈 곳을 어찌 알겠는가? 온 곳도 갈 곳도 모르노라. 그것 또한 멍텅구리. 올 때는 빈손으로 왔으면서 갈 때는 무었을 가져갈까? 공연한 탐욕을 부리 누나, 그것 또한 멍텅구리. 백년도 못 사는 그 인생이 천만년 죽지 않을 것처럼 끝없는 걱정을 하는 구나, 그것 또한 멍텅구리. 세상에 학자라 하는 이들 동서의 모든 걸 다 안다 하되 자기가 자기를 모르는 구나, 그것 또한 멍텅구리. --(경봉스님 법문 중에서)-- 내가 시급히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왜 왔으며?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는지를 아는 것이 아닐까?

지난 글 편집 2023.05.02

마음 밭

베트남 출생의 ‘틱낫한’ 스님은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했다. 우리의 마음 밭 속에는 아주 많은 씨앗이 있다. 그 씨앗은 전생으로부터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것들로서, 기쁨, 사랑.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짜증, 우울, 절망, 분노 같은 부정적인 씨앗도 많다. 그 씨앗은 지금도 적당한 물과(?) 빛(?)과 시간(時間)의 인연(因緣)이 주어지면 순식간에 자라나 행동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 밭에 있는 어느 씨앗에 물을 주고 빛을 주는 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나타나게 된다. 긍정적인 씨앗에 이해와 사랑에 물을 주고 희망의 빛을 주면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의 꽃이 피고, 부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면 짜증과, 절망과, 분노가 자라서 화(禍)을 일으키며 결국 불행해진다. 우리가 행..

지난 글 편집 2023.05.02

원생보살(願生菩薩)

(이미지 설명) 심우도(尋牛圖)에 입전수수 (入纏垂手) (道를 다 깨달은 스님이 極樂으로 가지 않고 衆生을 救濟하려 俗世로 내려온다.) 원생보살(願生菩薩) '대안'이라는 유명한 스님이, 어린아이 젖을 먹이는 동네 아낙네들을 찾아다니며, "어미를 잃고 굶어 죽어가는 불쌍한 어린 새끼가 내게 있습니다." 하며, 젖 동냥을 하러 다닌다. 는 소문을 듣고, 하루는 원효가 대안 스님을 만나기 위해 그가 기거하는 산속 동굴로 찾아갔다. 대안은 없고 너구리 새끼 몆 마리가 어미젖을 찾으며 슬피 울고 있는데 그중 한 마리는 굶어 죽어있어 원효는 죽은 새끼 너구리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며 진심으로 아미타경을 염불하였다. 이때, 대안이 들어와 "새끼 너구리들이 경(經)을 알아듣겠소?"하고 물었다. "그럼 너구리들이 알아듣는 ..

지난 글 편집 2023.04.24

응원 군

응원 군 맹물/유해천 좋은 친구가 병원에 결과 보러가는 날 원장실 문 앞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대기 하고 있다는 문자가 왔다. 내가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안심이 안 되나 보다. "만약에 의사가 괜찮지 않다면 나에게 말해! 내가 가서 확! 둘러 머 엎어 버릴 테니까~!" 라고 했다. 나중에 하는 말이 엎어버린다는 말에 뿅 갔다고 한다. 뻥 인줄 알면서도 응원군이 있다는 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란다.^^*

언제부터 인가

언제부터인가 성담 / 유 해 천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조금씩 철들기 시작했었나 보다. 아니, 처음부터 잉태한 그 영혼에 대한 꿈이 허상인 줄 알면서도 조금씩 키우고 있었나 보다. 흔히들 인연은 우연히 온다고 하지만 동질의 마음을 찾아 떠돌던 너와 나의 영혼이었기에, 필연이라 믿고 싶었나 보다. 중년의 사랑은 진하고 아름답고 향기로워, 모든 규제의 범위를 외면한 채 본능적 사랑에 충실하고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성이 감성을 통제하며 우리는 조금씩 철들어 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얼마쯤의 세월이 흐른 지금 추억의 끝자락을 붙잡고 서성이는 그림자가 나 밖에 또 하나 있는 게 아닌가. 그래도 아직은 외롭지 않으려고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가 보다. 한 잔 술을 마시고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음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