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에 떨어진 오동잎 그 푸르고 무성한 잎들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을 때면, 아주 오래 전 소년시절에 들은 김삿갓 시(詩) 한 구절이 생각난다. 천하에 거지, 떠돌이, 방랑자로 살아가는 김삿갓이,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하여 길가 무덤에 앉아 쉬고 있는데, 어느 아낙네가 술.. 지난 글 편집 2019.06.17
물들지 말라 채근담에 "함께하되 물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명애와 권력, 이익과 욕망에 물들지 않아야 군자(君者)라 할 수 있다, 선행(善行)을 하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지 말라, 다만 물들지 않도록 조심하면 된다. 선사(禪師)께서는, "부처란 물들지 않은 본래의 본성 그대로를 말한다."고 하신다... 지난 글 편집 2019.06.07
마음이 지어내는극락과 지옥 명성이 높은 한 일본 무사가 하루는 선사(禪師)를 찾아 와 극락(極樂)과 지옥(地獄)이 정말 있느냐고 물었다. 선사(禪師)가 정말 있다고 말하자 그는 나에게 보여 주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고 하며 비웃고 있었다. 선사는 "지금 당장 내가 구경시켜 줄 수 있는데 보겠느냐?"고 하니 무사는 .. 지난 글 편집 2019.06.01
하심(下心)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마음을 낮추고 비우는 하심(下心)이 수행자로서는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은 보이는 물건이 아니기에. 담을 수 있는 그릇도 없는데 어떻게 낮추고 비우라는 것인가? 원효스님이 하심을 수행하실 때, 어느 시골 사찰을 찾아가서 신분을 말하지 않고 .. 일분 법문 2019.05.27
무비공(無鼻孔) 경허스님은 많은 제자들에게 유명한 설법(說法)하셨으나, 전염병이 창궐하는 천안 지역을 지나다가 갑자기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느꼈다. 그동안 생사(生死)를 벗어나는 법(法)을 중생들에게 가르쳤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보니 자신이 겁먹고 있음을 느끼고 정작 나 자신이 생사(生死)에 .. 지난 글 편집 2019.05.17
신외 신(身外 身) 신외 신(身外 身)은 몸 밖의 몸이라 . 모든 식물의 성분이 인연(因緣) 따라 내 안에 들어오면 내 몸(身)인데, 그러니까 몸 밖에 몸 그러니까 동질(同質)이지, 생명은 취산(聚散)인데 근본(根本)은 어디서 왔을까? 하늘(空), 땅(地), 태양(火), 물(水), 바람(風). 이 몸뚱이에 모여 있는데, 무엇이 .. 지난 글 편집 2019.05.17
멍청한 신(神) 신(神)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두려운 존재(存在)로 인식(認識)했는데, 자세히 알고 보니 멍청하고 띨띨한 신(神)도 있어 안심(安心)이 되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기 정신(精神)을 가지고 사는 모든 존재(存在)의 의식(意識)을 신(神)이라 하는 것 같아. 그게 사물(事物)의 특성(特性).. 지난 글 편집 2019.05.12
명당(明堂) 하루는 숙종대왕이 선비 차림을 하고 홀로 수원 쪽으로 민정 시찰을 나갔다. 말을 타고 천천히 냇가를 지나는데 저만치 에서 어느 농부가 지개에 관을 짊어 놓고 물 가에 땅을 파는 게 아닌가. 숙종대왕이 이상히 여겨 가까이 가서 물어 보았다. "뭐 하고 계십니까?" 농부는 잠시 하던 일을.. 지난 글 편집 2019.05.05
면목 없습니다. 보수선사가 공부를 할 때, 하루는 방장 화상이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이전 너에 본래 면목이 무엇이냐?"(父母未生前 本來面目)하고 물었다. 그는 대답을 못하고 고심했다. 면목이란 존재의 형태인데, 자나 깨나 이 화두를 들고 태어나기 이전의 본래 면목을 찾으려고 몇 년을 수행 정진하.. 지난 글 편집 2019.04.26